티스토리 툴바


  아아, 아침일찍 일어나서 아침밥 먹고 연구실에 잠깐 들렀다가 바로 치과로 갔습니다. 지난 토요일 오후에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상담차 전화를 했더니 월요일 오전에 와서 파노라마 X-ray 찍어보고 수술-_- 가능 여부를 판단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일단 오전에는 예약이 많이 있어서 이번주 중으로는 발치가 어렵다고 하고, 다음주는 학교 중간고사 기간이라 시간 내기가 어려워서 시험 끝나고 발치하기로 하고 X-ray 찍고 수술 가능 여부만 확인하기로 하고 월요일 오전 10시로 예약하고 전화를 끊었었죠.

  여튼 아침에 10시쯤 가니 원장선생님이 아직 출근전이시라 커피마시면서 수요일 수업시간에 발표할 논문(외국인이 쓴)을 훑어보고 있었어요. 곧 원장선생님이 출근하시고, '일단 X-ray부터 찍죠' 하는 말에 가볍게 X-ray 한판 찍고, '음...수술이 어렵긴 어렵겠네요. 왼쪽이랑 오른쪽 사랑니 아래로 둘다 신경관이 지나가고 있어요. 신경관이랑 가까워서 발치하고 나면 간혹 있는 일이지만 입술등이 감각이 없을 수 있어요. 수술 하시겠어요?' -> 이렇게 물어보더군요. 근데 듣기로 어짜피 대학병원에서 뽑아도 간혹가다 감각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고, 그저 큰병원이라 더 안심이 되는 것 뿐이니 뭐... 일단 하나 뽑아보고 상태봐서 나머지는 어디서 뽑을지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전에 예약손님이 취소되서 지금 발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온김에 지금 뽑고가지 그래요?' 라고 원장선생님이 유혹해서 냉큼 발치하기로 해버렸어요. 뒤로 미룰수록 더 무서운 생각만 들고, 결심했을 때 후다닥 뽑아버리는게 낫다고 하시길래 그만 (...) 그리고 왼쪽 윗 사랑니는 발치하기 쉬워서 이왕 하는김에 두 녀석을 한꺼번에 뽑기로 했습니다. 아이쿠, 오늘 내가 드디어 죽는구나! 라는 생각이 머리를 휙 스쳐가더군요.

  일단 수술대에 올라서 마취주사부터 맞는데, 어렸을 적 기억으론 치료보다 마취주사가 100배는 더 아팠었는데 어렸을 적 기억이라 그런지 생각보단 안아프더군요. 해서 위와 아래에 마취주사를 듬뿍-_- 맞는데, 아니 글쎄 마취주사를 소화라도 시키기라도 했는지 아래쪽이 한 번에 다 마취가 안되는 겁니다. 아래쪽은 이를 잘라내는 수술을 해야하는데 마취가 앞에 입술까지 감각이 무뎌지도록 되어야한다는데, 왼쪽 볼 그것도 반도 마치가 안되었어요. 그래서 또맞고, 그래도 입술에 감각이 있어서 또맞고...대충 한 아래쪽만 3~4번 (처음에 4군데, 그다음은 각각 한군데씩) 맞고서야 앞입술이 얼얼해지기 시작해서 발치를 시작했죠.

  원장선생님이 말했던데로 윗니는 상콤하게 툭툭 쏴악~하고 1~2분만에 발치 완료. 이녀석이 나를 그렇게나 거슬리게 했던 녀석이란 말이지? 하면서 살짝 째려봐주고 -_-++ 다음으로 아랫녀석을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X-ray 찍어봐서 알았지만 이녀석이 바로 못자라서 그런지 앞 어금니에 걸려서 그런지 길이는 안긴데 폭이 꽤나 넓었어요. 그래서 아래로 좀 깊이 박혀있는지라 선생님도 공략에 애를 먹더군요. 한참을 윙~ 툭툭 탁탁~ 윙~ 하면서 굴착도 하고 이리저리 흔들고 공사하시다가 어디까지 되었나 다시 사랑니만 부분적으로 X-ray를 찍고 파노라마 판이랑 비교해가면서 세심하게 공략을 진행하셨어요. 그러길 30여분이 지나고 '이제 다되어갑니다' 소리만 한 대여섯번 듣고나니 진짜로 끝이 났어요.

  마무리 하면서 선생님 왈, '정말로 대학병원에 갈만한 케이스네요.' 누워있는 저도 선생님 고생하시는 게 느껴질 정도니...수고하셨습니다~ 라고 마음으로 꾸벅 인사를 드리고 (턱이 아파서 말은 제대로 못했어요 ;ㅁ;) 주의사항 듣고 처방전을 받아서 인사드리고 나왔습니다. 총 발치에 걸린 시간은 약 50분이었고요, 뭐 마취약을 듬뿍 맞은 덕인지는 몰라도 아픈느낌은 하나도 없었고, 단지 50분동안 열심히 턱을 벌리고 있느라 아주그냥 턱이 빠져라 아퍼서 죽을 뻔 했습니다. 오랫동안 턱벌리고 있는것도 고역이네요. 실밥 뽑으러 일주일 뒤에 다시 치과에 들르기로 했고, 반대쪽 사랑니는 시험도 끝내고 한달정도 경과를 지켜봐서 왼쪽에 감각이 있나없나 여부를 판단후에 다시 거길 가던지 대학병원을 가던지 해야겠어요. 금액은 위아래 두개 다 발치하는데 2만 8천원 나왔습니다. 대학병원가면 아랫녀석만 발치하는데도 10만원 이상 든다고 하니 뭐...

  지금은 연구실에 와서 스프 끓여서 식히고 있는 중입니다. 뜨거운 음식 먹으면 별로 안좋다고 하니 몇일간은 이러고 살아야 할 것 같네요 -ㅅ-; 마취 효과가 3~4시간 간다고 했으니, 10시 30분에 마취 시작해서 이제 한시간 정도 뒤면 마취 풀리겠군요. 대략 마취 풀리고 난 뒤가 걱정입니다. 위아래 통증의 협공을 과연 어떻게 버텨낼 지 참... Orz